달거나 씁쓸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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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설명
  • 소바가게 쿄킨 2021.11.│지도 점심에만 영업하는 가게. 소바 가게라 되어있지만, 사실은 덮밥이 주이다. 소바나 우동은 여기 얹혀가는 형태다.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운영하기 때문에 가끔 삐끗할 때가 있긴 하다. 제면은 가게 왼편에서 하는 듯하다. 가격에 비하면 과분할 정도의 양. 요구르트까지 나오니 어째 급식 같다. 첫 튀김 덮밥(텐동)이다. 튀김을 상추에 싸 먹는다는 것만큼이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합이라 쳐다도 보지 않았는데 역시 음식으로 정립된 만큼 직접 먹으니 인상과는 다르긴 했다. 그렇지만 역시 밥과 어울린다기보다는, 반찬으로 갈 것이 그냥 번거롭지 않게 밥 위에 있다는 느낌이다. 튀김은 가지, 단호박, 오징어, 닭고기로 소박하다. 밥은 윤기가 있으면서도 끈적하지 않게 찰지다. 부수적 존재치고..

  • 어쩌다, 첫 인천공항 2021.10. 일본에 한동안 거주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끝나지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이로 인해 좁아진 하늘길로 인천공항으로밖에 출국할 수 없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공항까지의 교통편도 전멸 수준이었다. KTX도 예외는 아니었다. 인천공항까지 바로 가지 않았다. 그래서 서울역에서 일단 내려야 했는데, 오랜만이라 그런지 코로나 이후라 그런지 이유 없이 낯설다. 엘리베이터 속도가 빨랐다. 인구가 많아 대구보다 캐리어를 든 사람도 훨씬 많았다. 이 많은 사람이 모두 해외로 나가나 싶을 정도다. 숙박은 인천공항과 조금 떨어진 운서역에 있는 호텔투어에서 했다. 건물은 골든 튤립 호텔과 동일하며, 공간이 넓어 마음에 든다. 역과는 가까우며, 음식점도 적당히 있어서 식사하기도 편리하..

  • 조선 시대 때 즐겼던 놀이인 쌍륙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신新쌍륙. 품위가 느껴지는 놀이기구를 무려 궁중문화축전의 일환으로 무료로 보내준다고 하여 신청했다. 각 회차 500명, 총 2회차에 걸쳐 선착순으로 배부하는 행사이지만, 운이 좋았다. 상자는 생각보다 큰데, A3용지 정도 돼 보였다. 무료로 증정하는 것이지만 재질은 저렴하지 않다. 겉면엔 단순화된 전통 무늬가 인쇄되어, 현대적 해석이 가미된 조선 시대 놀이 신新쌍륙을 담는 상자에 걸맞다. 상자 안에는 빼곡하게 놀이 기구가 들어있다. 이외에도 궁중문화축전의 소개 종이, 신쌍륙 설명 종이, 만족도 조사 종이가 들어있다. 놀이기구는 왼쪽에 보이는 파란 색의 말판을 펼친 후,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굵은 나무막대 주사위를 굴린 다음, 오른쪽 위의 아름다운 무..

  • 비아나폴리 2021.10.│지도 감사하게도 사장님이 한번 먹어보라면서 주신 소시지. 짭조름한 게 맛있는데 어느 음식에 들어갈 예정인지 궁금하다. 어느 순간부터 푹 삶아 퍼진 형태의 파스타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는데, 역시 중요한 건 모양이 아니라 맛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감칠맛이 계속 포크를 불렀고, 토마토는 상큼하지만 과하지 않았다. 물릴 새도 없지만, 혹시라도 그렇다면 루꼴라를 먹으면 되니 만일을 위한 대비도 철저하다. 그래도 새우는 껍질이 벗겨져 있다면 더 좋을 텐데 싶다. 지난번엔 단호박 맛이 덜 났던 것 같은데 이번엔 확실히 단호박 맛이 난다. 대신 견과류의 달콤함은 줄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조리법을 조금 바꾸셨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바뀐 조리법이 마음에 든다.

  • 모모케이크 2021.10.│지도 잘 나오지도 않는 데다 개수도 적어서 동나기 일쑤인 홍차 케이크 - 마리 오렌지(또는 마리 베리(딸기))를 드디어 구매했다. 가토 트리플이나 솔티 캐러멜은 다시 먹어도 여전히 맛있었는데,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가토 트리플의 경우는 좀 더 뻑뻑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처음 먹어 본 빅토리아 청무화과는 진열대에 있을 땐 청무화과잼이 많아 보였는데 버터크림이 워낙 강해 그런지 생각보다 상큼한 맛은 덜 느껴졌고 빵도 다소 거칠거칠해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다.

  • 북성로 사람들 2021.10.│지도 가게 상호는 '북성로 사람들'인데, 실제 북성로는 중앙대로를 기준으로 서쪽의 공구 골목을 부르고 가게는 중앙대로 동족에 있기 때문에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그렇지만 탁자마다 마련된 긴 설명문을 보니 절대적 위치에서 유래한 상호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글씨가 작다. 조용히 사라지는 동네를 포용하는 뜻에서 시작되었다면 해당 지역의 주 연령층까지도 고려해 글자 크기가 조금 더 크면 좋겠다. 위치는 '시내'를 기준으로 북쪽에 있는 데다, 골목을 몇 번 돌아야 갈 수 있어 찾아가기 힘들다. 하지만 북쪽을 거점으로 활동하시는 고연령층에는 그렇지도 않은지 가게 곳곳에서 느긋한 한때를 보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가게는 들어오는 통로만 좁을 뿐 이를 빠져나오면 탁 트인 정원이..

  • 라가 2021.10.│지도 신매시장 초입에 위치한 가게. 문을 활짝 열어두어 장날의 시끌벅적한 소리는 들리는데 실내는 경전을 읽는 소리로 가득 차 괴리감이 크다. 절에 있는 느낌조차 든다. 그렇지만 낯선 느낌은 나 혼자뿐인지 사람들은 장을 보다가도 가게에 식사하러 서슴없이 들어선다. 직원분들도 친절하다. 가게 화장실은 별관으로 이어진 곳에 있는 듯했지만, 손 씻는 곳이 가게 안에 따로 마련돼있어 코로나 시대에 더욱 청결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일단은 평일 한정 음식인 심플 채식 탈리를 주문했다. 렌틸콩 커리와 야채커리, 강황 밥, 인도 빵, 커드, 샐러드가 나오는 아주 푸짐한 구성이다. 이날은 렌틸콩 커리 대신 병아리콩 커리가 나왔다. 커리는 다소 묽지만 순했다. 커드는 치즈의 부산물인 거로 알고 있는..

  • 더 트럼펫 2021.10.│지도 지난번과 완벽히 같은 음식에, 이번엔 스테이크도 주문했다. 높은 물가 때문에 파스타와 리조또는 저번에 왔을 때보다 각각 1000원씩 올랐지만, 맛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수준이다. 안심 스테이크는 잘게 썰린 마늘과 새송이버섯, 양송이버섯 등과 함께 나온다. 소스는 새콤하여 고기의 갑갑한 맛을 덜어준다. 자주 가고 싶지만, 예약이 필요한지라 훌쩍 갈 수는 없는, 은근히 어려운 곳.

  • 태성당 2021.10.│지도 이름부터 범상찮다. 빵에 대파라니. 대파의 알싸한 맛이 걱정되기도 하겠지만 바질페스토와 듬뿍 뿌려진 연유로 거의 자취를 감췄으니 먹어볼 만하다. 파리바게트의 양파 치즈 브레드 같은 느낌이다. 같이 산 소금빵(2000원)은 쫄깃한데 통밀을 섞었는지는 몰라도 색이 조금 탁했고, 큐슈 생식빵(4800원)은 부드럽고 떡진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맛있었다.

  • 임페리아 2021.10.│지도 부산역 맞은편, 차이나타운 이면도로에 있는 가게. 러시아 식료품점으로, 빵과 케이크도 팔고 있다. 사진을 기준으로 왼쪽에 매대가 하나 더 있어 빵의 종류가 상당하다. 거기다 크기는 크고 가격도 저렴하다. 그렇지만 덮개가 없는 게 마음에 걸린다. 넓은 그릇을 가볍게 덮어버릴 정도의 크기인 이 빵은 바게트같이 소박하고 쫄깃한 맛이 두드러진다. 같이 산 만두 같은 빵은 꽃빵 같은 맛이 나며 속엔 닭고기와 버섯이 들어가 있어 모양만이 아니고 맛도 영락없는 만두다. 두 빵 모두 버터가 가져다주는 기름진 풍미는 느껴지지 않는다.

  • 온지 2021.10.│지도 이번이 두 번째이지만 역시 부산역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공간이다. 입구가 두 곳 있지만, 눈에 잘 뜨이는 삼진어묵 옆 계단은 단이 높아 오르기가 조금 힘들다는 게 아쉽다. 건물 엘리베이터를 통해 접근하는 방법도 있을 테지만, 그쪽으로 오가지는 않아 잘은 모른다. 이번에는 일행이 쌍화차를 주문했다. 노른자와 잣 등이 올라가 있지는 않지만, 색이 굉장히 진해 일행이 만족스러워했다.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작은 초로 찻주전자를 데워주기 때문에 오랫동안 따뜻하게 마실 수 있는 것도 좋다.

  • 평산옥 2021.10.│지도 수육은 잡내가 없다. 찬은 간이 세지 않아 좋았으며 특히 그중 부추와 수육을 함께 먹으니 더욱 좋다. 다만 양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밥이 포함되지 않는 차림이라 식사가 목적이라면 반드시 국수를 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