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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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설명
  • 빠아빠 피칸 타르트는 케이크 1호 사이즈와 비슷한 크기로 지름은 15cm, 높이는 5cm 정도이다. 형태가 정말 잘 잡혀 있지만 그만큼 단단하다. 조각으로 자르려고 빵칼을 들이대도 잘 안 잘릴 정도이다. 우여곡절을 겪어 맛본 피칸 타르트는 단맛은 덜하지만, 버터의 기름짐이 살아있어 쉽게 물린다. 피칸은 타르트 안팎으로 골고루 있어 질릴 만큼 먹을 수 있다. 타르트 안에는 피칸 외에 퓨레 비슷한 게 섞여 있는데, 고정된 제형이 아니라 줄줄 흘러내려 가족과 아닌 사람과 먹기엔 망설여진다. 필연적으로 지저분하게 먹게 되는 디저트다. 틴이 함께 오는데 쓸 데는 없다. 마카롱이 1000원이라 큰 생각 없이 샀다. 부서졌다는 후기가 많아 걱정스러웠지만, 종이상자 안에 개별포장된 마카롱은 다행히도 1개가 조금 금이 ..

  • 쌤스토리 2020.8.│지도 쌤스토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기에는 다소 가격대가 있고, 시가지의 가게와 비교해서는 저렴한 축에 속하는, 애매한 곳이다. 가격표를 보니 지금도 여전히 그랬다. 그렇지만 예전에 이 가게에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주위의 저렴하고 맛있는 학생 식당을 지나쳐 굳이 여기를 골랐다. 해야 할 일이 있어 낮부터 종일 돌아다니다 보니 허기가 져서 리코타 치즈 샐러드가 나오는 세트 메뉴(19900원)를 시켰다. 유자 드레싱에 버무려진 채소는 싱싱했지만, 치즈는 리코타가 아니라 큐브 크림치즈인 것 같았다. 가격대를 생각하면 당연한 수준의 마르게리타다. 지갑이 두둑하지 않았던 시절에 자주 먹었던 바삭한 도우 위엔 모차렐라와 토마토가 있는데, 안타깝게도 마르게리타 삼총사 중 나머지 하나인..

  • 프라리네 2020.8.│지도 홧김에 돈을 쓰는 일은 좀처럼 없는데, 이날은 예외였다. 잘 볼 수 없던 메뉴가 있었던 것도 한몫했다. 오랜만에 간 프라리네는 내외부를 전부 단장하여 훨씬 깔끔해졌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메뉴판을 유심히 보니 타르트와 파이라는 단어가 혼용되고 있어 차이가 뭔지 궁금해졌다. 백과사전에는 밀가루 반죽으로 덮인 게 파이, 위를 덮지 않아 재료가 보이는 게 타르트(출처 : 두산백과 - 파이, 두산백과 - 타르트)라고 한다. 그렇게 치면 이번에 산 건 모두 타르트라고 해야 맞지 않나 싶다. (그렇지만 사진 밑의 주석은 일단 메뉴판을 따라 적어놓았다) 집에서는 잘 졸여져 씹는 맛이 있는 무화과 타르트와 머랭과 빵의 사이의 식감이 마치 생크림처럼 행복했던 머랭 사과 타르트가 제일 환영..

  • 빨간모자피자 2020.8. 소수의 배달 앱만 횡행하고 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배달 앱의 종류가 쥐꼬리만큼이지만 다양해졌다. 사실 그래봤자 수도권이 아닌 곳에서는 있으나 마나 지만, 프랜차이즈 매장은 가끔 입점해 있어서 행사 때 유용하다. 빨간모자피자도 주말 한정으로 6천 원을 할인해 준다길래 시켜봤다. 원조 고구마 피자는 체다치즈와 모차렐라 치즈로 덮였는데, 위로는 마냥 달콤할 수도 있을 것을 토마토를 추가해 변화를 추구했으며, 아래로는 화이트 시저 드레싱이 있어 부드러우면서도 짭조름하다. 기본 도우 중 하나인 이탈리안 도우는 예전 피자헛에서 먹은 팬피자와 비슷했다. 빵은 그것보다는 조금 작고, 기름은 적어 담백하다. 특이하게도 체다치즈가 섞였다.

  • 피초코 회원 할인 혜택이나 무료 배송 이벤트를 이용하면 더욱 저렴하게 살 수 있는 피초코. 홈페이지를 보면 같은 빈투바를 다양하게 분류해 놓았는데, '오늘의 카카오'에서 파는 초콜릿은 크래프트지 포장에 정련되어 있지 않은 모양의 초콜릿이 특징이다. 겉은 매끈하지 않아 겉을 자세히 보면 초콜릿을 어디에 굳혔는지도 적나라하게 보인다. 그래서 처음에는 시식용을 보낸 줄 알았다. 그렇지만 오히려 아무렇게나 생긴 초콜릿이라 모양이 망가질 걸 신경 쓰지 않고 먹고 싶은 만큼 쪼개 먹을 수는 있었다. 도중에 배송이 늦어서 서비스로 넣어주신 걸 포함하면 오늘의 카카오는 모두 세 개인데, 공통적으로 태운 맛(혹은 매캐한 맛)이 나고, 그 외엔 포장에 적힌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다. (영어투성이라 어떤 맛인지 볼 때 순간 ..

  • 플라츠마이스터 2020.8.│지도 긴, 정말 긴 장마가 끝났다. 그렇지만 시원한 공기는 장마 때만 유효했고 그 빈자리는 잽싸게 지옥 같은 더위가 차지했다. 개미 새끼 한 마리 지나다니지 않는 낮이지만 허기는 채워야 하니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플라츠마이스터에 들어서니 가게를 흔드는 듯한 소리가 공간을 채운다. 단단하고 높은 스테인리스 의자에 앉아 메뉴를 보려 하니 의자에 앉는 것부터 쉽지 않다. 의자를 어느 정도 들어내고 내가 앉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어 내가 의자에 몸을 구겨 넣었다. 의자는 카페에서 창가에 놓는 의자같이 높으며 또 등받이도 낮다. 메뉴판을 봤다. 매주 농장에서 오는 채소를 사용해 지속가능한 절기 음식을 만든다는 문구가 마음에 든다. 시판 및 냉동 제품, 화학 첨가제 등도 사용하..

  • 쯔란 2020.8.│지도 언젠가 가고 싶었던 쯔란. 검색하면 양고기만 나오길래 향신료인가 싶었지만 - 그리고 실제로도 향신료였지만 - 이 가게의 쯔란은 자연(自然)의 중국어 발음이라고 한다. 가게는 부부가 운영하고 계셨는데, 그중 여성분께서 가게에 매우 자부심이 넘치셨다. 시골의 정형화된 이미지에서 자주 등장하는 붙임성 많은 사람의 인상이다. 과하다면 물론 오지랖이겠지만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다. 내부는 중국 음식점에서 연상하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깔끔하다. 4인용 대리석 식탁이 늘어서 있고, 입구에는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다. 식탁 한쪽에는 서랍이 달려있었지만,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수저는 따로 제공한다. 한식집에서 보았던 수저 싸개(?)다. 실로 오랜만이다. 앞접시도 사람 수만큼 주신다. 중국에서 흔히..

  • 스토크커피앤파티세리 2020.8.│지도 외진 곳에 있는 카페가 아닌데도 이상하게 발이 안 갔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앞으로도 계속 그럴 예정이었지만 흑임자 아이스크림이란 메뉴에 홀려버렸다. 고소하지만 텁텁하지 않고, 달콤하지만 과하지 않은 아이스크림. 금방 사라지기에 더욱 행복한 찰나였다. 가게에는 빵과 디저트도 많았다. 하지만 일부 디저트를 제외하면 덮개가 없어 영 살 마음이 들지 않았다. 다행히 바닐라 타르트는 투명한 유리 너머에 다소곳하게 있다. 그렇지만 구매한 다음 날 먹어서인지 진득하며 착 달라붙는 느낌은 덜하다. 이전 랑잠에서 잠봉뵈르 샌드위치를 변형한 걸 먹어봤고, 또 맛있어서 이번에는 원조 잠봉뵈르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렇지만 지금 글을 적으며 생각해보니 잠봉뵈르에 쓰이는 바게트도 역시나..

  • 매드포갈릭 2020.8.│지도 평일 저녁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전망이 좋은 창가는 이미 사람이 꽉 찼다. 주문은 태블릿 기기를 통해서 하는 거로 바뀌었다. 기기를 이용해 주문하는 건 한두 번이 아니지만 화면 구성은 가게마다 천차만별이라 익숙해지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 만약 매장에 사람이 많다면 종업원이 구석구석까지 돌지 못하니 이런 주문 방식이 편리할지도 모르지만,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소외감을 크게 느낄 것 같다. 바질 '갈릭' 크림이라고는 하지만 마늘 향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크림은 매콤함이 가미되어 있어 쉽게 물리지 않는다. 굵은 원통 모양의 파케리면은 처음 보는 거라 신선했지만 면이 굵고 또 커서 반으로 접어 포크로 찍으려니 잘 안 된다. 하는 수 없이 면 그대로를 포크에 찍어 입에..

  • 르쁘띠델리스 2020.8.│지도 어느새 범어로 이전한 르쁘띠델리스는 오피스텔 상가의 미로 같은 구조로 더욱 찾기 어렵다. 기어이 찾아간 가게는 작아진 공간만큼 내놓는 제과류의 종류도 줄어든 느낌이다. 여전히 손바닥보다 작은 케이크 중에서 옥수수 치즈 케이크를 골랐다. 케이크보다 더 커 보이는 옥수수 크림 위에는 빨간 스프링클처럼 보이는 적후추가 있다. 진득한 느낌의 치즈케이크와 강렬하지 않은 인상의 옥수수가 빚어내는 밋밋함을 끊어내는 적후추의 강렬함은 잊을 수가 없지만 익숙하지 않은 맛은 오히려 거부감만 준다. 마카롱을 케이크 후에 먹어 얼마나 다행이라 생각했는지 모른다. 얼그레이의 맛은 사실,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 바비네카페 2020.8.│지도 가게는 내부도, 외부도 한 시대 전의 패밀리 레스토랑을 보는 듯하다. 보수는 안 하는지 낡은 부분이 곳곳에 보인다. 바닥도 여름 날씨처럼 끈적하다. 계산대 옆에는 식자재가 쌓여있고, 주방도 따로 구분은 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고 연기가 몰려오진 않으니 다행이다. 주문한 등심 돈가스에는 고기가 세 장이다. 고기를 편평하게 다지지 않고 그저 튀긴 모양이지만 가격과 양을 생각하면 넘어갈 수 있다. 튀김옷에는 기름을 흠뻑 먹은 고로케의 맛이 난다. 그렇지만 소스가 너무 매워 돈가스를 즐길 수는 없었다. 물만 연신 들이켰다. 블로그 리뷰로 예습을 하고 갔고, 돈가스가 맵다고 하는 글도 봤지만 예사로 넘긴 게 실수였다. 매운 걸 못 먹는 사람이 살아가기엔 대한민국은 너무 가혹한 세계다.

  • 쿰 2020.7.│지도 가게는 크지 않다. 그렇지만 상하 개폐형 유리창이 있어 채광이 풍부하고 탁 트인 느낌을 준다. 그래서 여기는 유리에 접한 창가 좌석이 탁자 쪽보다 더 매력적인 곳이다. 가게는 주택가에 있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창만 바라보아도 일상을 느낄 수 있어 마음이 풍족하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들안길이 있어 식사 후에 들르기도 괜찮다. 주력 메뉴는 터키식 모래 커피이지만 커피 아닌 메뉴를 시킨다. 따뜻한 초콜릿 음료 위에는 부신 초콜릿이 있어, 마시면 사르르 녹는 느낌이 매력적이다.

    먹기/주전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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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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