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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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설명
  • 카린상점 2020.6. 길어지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여태껏 문을 닫고 있었던 모가와 카린상점. 계속 문을 닫고 있을 수는 없었는지 주말 한정으로 삼덕동에서 일시적으로 영업을 했었다. (물론 지금은 영업을 종료했다고 한다) 마침 삼덕동에 볼일이 있던 참에 들렀지만 사고 싶던 건 이미 팔려버렸고, 아쉬운 대로 다른 걸 샀다. 그중 옥수수 머핀은 구색갖추기용이었다. 하찮은 크기에 이름에서부터 연상되는 맛이라 큰 기대가 없었는데 달콤하면서도 찌르는 듯한 파 맛이 살짝 있어 예상외였다. 반면 윈드윈베이커리의 시나몬을 생각하고 산 시나몬 롤은 거하게 실패했다. 시나몬'롤'인데 롤은 없다. 빵은 눅눅하다. 빵 속에도 위에도 듬뿍 뿌려진 계피 설탕은 진하다 못해 질리기 직전이다. 여기에 위에 끼얹은 크림치즈는 과하다는..

  • 카카오다다 정성스런 보냉포장, 한 치의 오차를 용납하지 않을 것만 같은 은박지의 접음새. 험난한 길을 거쳐 도달한 초콜릿의 모양은 평범하지만 이를 메꾸려는 듯 겉 포장은 하나의 예술과 같다. 그렇지만 빳빳한 종이를 접어 만들어진 탓인지 초콜릿을 먹으려고 뒤로 돌리는 순간 들뜬 게 보인다. 들뜬 포장을 시원스레 걷어내니 은박지에 싸인 초콜릿이 보인다. 윤곽이 드러나 은박지를 걷어내지 않고서도 초콜릿이 어떤 형태인지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렇지만 먹기에는 불편하다. 초콜릿은 먹기 위해 산다. 포장을 뜯고, 은박지를 열면 어떤 수고 없이 초콜릿의 윗부분이 바로 보여야 한다. 그래야 손과 초콜릿을 더 더럽힐 필요 없이 그걸 바로 뜯어서 주위 사람과 나눠 먹을 수 있는 거다. 그렇지만 위의 경우는 은박지를 ..

  • 홍루이젠 2020.5. 비원을 이뤘다. 동과차를 먹고 싶었는데 가게에 없어 눈물로 지새던 날이 며칠인가. 갈망을 채우기 위해 공차에서 마신 윈터멜론 밀크티는 너무 달아 먹을 게 못 되었다. 그러다 배달 앱을 보니 글쎄 동과차가 메뉴에 추가된 게 아닌가. 이건 구원이다. 그렇지만 이왕 홍루이젠에 들르는 거니 샌드위치도 샀다. 오리지널도 좋지만, 신메뉴인 갓군샌 중에서 제일 궁금했던 갈릭 버터로 한다. 갓군샌 시리즈는 즉석에서 조리하기 때문에 성분표기는 없었다. 재료는 치즈에 햄이라는 기본적인 샌드위치 재료에 갈릭 버터라는 성공 공식을 따른다. 다만 햄이 오리지널 샌드위치에서 맛볼 수 있는 그것은 아니었다. 씹는 맛이 없다. 그리고 대망의 동과차. 당류가 첨가되어 있긴 하지만 구수한 맛이 우선이다. 흑설탕의..

  • 피자알볼로 2020.4. 주인공인 단호박은 샐러드 형태라 식감이 약하다. 먹는 게 신나지 않다. 맛은 구수하지만, 개성은 약하다. 착한 사람은 나무랄 데가 없어 기억하기가 쉽지 않은 거랑 비슷하다. 대신 그 빈자리는 맛에서는 치즈와 베이컨이, 식감은 베이컨과 새송이버섯(?)이 전담한다. 얌전한 피자.

  • 파리바게트 2020.4. 축하의 의미로 케이크를 사는 건 진부한 행위 같았다. 그렇지만, 사고 보니 역시 케이크만이 줄 수 있는 분위기가 있다. 시그니처 케이크라는 거창한 칭호를 단 솔티드 캐러멜 케이크는 이름만큼이나 가격도 다른 케이크보다 비싸지만, 까눌레를 담아둘 것만 같은 케이크 스탠드에 케이크를 담아, 꽃잎처럼 펼쳐지는 포장 상자에 담아주니 이름값은 톡톡히 했다. 홀케이크는 오랜만이라 그 모습은 영롱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좋았던 건 겉뿐이었다. 모모케이크의 그것까지 바라는 건 사치지만, 시판 캐러멜을 그대로 얹은 성의 없음에 캐러멜 소스는 뭉쳐서 도넛처럼 건져 올려진다. '솔티드'라는 글자는 찾을 수 없을 만큼 힘이 약해 그냥 캐러멜 케이크로 전락했다. 캐러멜 쉬폰, 마스카포네 치즈 크림, 캐러멜..

  • 노세콘도 2020.4.│지도 위생적인 음식을 먹고 싶다. 집에선 머리카락이 나와도 그러려니 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덮개 없이 음식을 팔지만 저렴하니 눈감을 순 있다. 그렇지만 가격대도 상당한 가게가 위생에 투자하지 않는다니. 음식을 즐기기 위한 노력이 배신당하는 느낌이다. 특히나 코로나 19가 창궐하고 있는 요즈음, 비말을 차단해야 함에도 마스크도 쓰지 않고 요리를 한다. 모자도 쓰지 않았다. 주방이 열려있어 그 모습은 적나라하게 보인다. 여태까지 먹으러 다니며 이런 걸 확인했었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든다. 설령 지금까지는 아니더라도 앞으로는 계속 신경 써야 하는 게 코로나가 불러온 새 시대다. 기본자세가 부족한 가게에서는 음식을 먹고 싶지 않다. 냅킨이 떨어져 주우려고 보니 머리카락 뭉치가 있다...

  • 가창송하피자 2020.4.│지도 가로로 긴 피자로 한판이 3인분이다. 도우는 피자보다는 빵에 가까운데, 아래는 시판 냉동 피자를 조리했을 때의 바삭함이 느껴진다. 피자 프랜차이즈의 프리미엄 라인보다 더 비싼 가격이 진입장벽인데, 그만큼 토핑은 풍부하다. 기본적으로 올리브, 피망, 양파, 양송이에 가지도 들어가 있으며, 메뉴에 따라 추가되는 토핑이 있다. 이번엔 반반 피자를 시켜 토핑이 두 개다. 왼쪽은 시금치와 살라미가 들어간 벨라조이다. 살라미라고 해서 어디 와인바에서 내주는 그걸 상상했지만(물론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많이 나올 거라는 기대는 안 했다), 살라미는 없고 페퍼로니가 있다. 전에 써브웨이에서도 살라미가 들어가 있는 샌드위치를 시켰더니 페퍼로니가 있어 이상하다 싶었던 걸 떠올렸다. 알고 보니 ..

  • 지지와이찜닭 2020.4.│지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잊어버렸다. 시키지도 않을 거면서 배달 앱에 등록돼있는 가게를 훑어보다가 발견한 듯도 하다. 랭킹 순으로 정리하면 가장 위에 있지는 않지만, 평균 평점이 5점으로 탄탄하다. 찜닭이라면 또이스찜닭이 생각난다. 유명하지만 남은 건 쫄깃한 당면이었다. 그렇지만 여기는 주인공인 닭이 맛있다. 야들야들하고 쫄깃하다. 순한 맛-보통 맛의 중간을 기준으로, 양념이 자극적이지도 않다. 크게 튀지 않는 소박한 맛이라 질리지 않고 술술 들어간다. 결정적으로 푸짐하기까지 하다. 배달은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분이 직접 하시며, 용기는 냄비와 1회 용기로 선택할 수 있어 플라스틱 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

  • 피자알볼로 2020.3. 외출할 수 없으니 만만한 피자만 계속 먹게 된다. 피자알볼로의 첫 만남은 꿈을 피자였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팔도 피자가 계속 맴돌았다. 목동, 부산, 전주의 맛을 담았다니, 먹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었다. 흑미도우는 여전히 쫄깃하다. 조각은 꿈을 피자와는 달리 방사선으로 나눴다. 4가지 맛이 1/4씩, 1/4의 각 영역을 3조각씩 나눠 총 12조각이다. 토핑은 부산 피자(새우), 전주불백 피자(간장, 고추장 불고기), 목동 피자(기본)을 각각 가져온 것이다. 새우가 눈에 띄는 부산 피자는 새우 말고 다른 토핑은 빈약하다. 부산 피자로만 한판을 주문할 때는 갑오징어나 낙지도 들어간다고 하는데 팔도 피자 안에 들어가니 열화돼버렸다. 새우가 통통한 것은 그나마의 위안이지만 피자와는..

  • 공차 2020.3. 시노베의 브라운 치즈 팝업이 서울과 부산권만 하고 다른 지역은 영 들어올 생각을 안 해서 짜증 나던 차에 공차에 관련 메뉴가 들어왔다. 어차피 음료에는 눈곱만큼만 얹어줄 테지만 맛만 보자 싶어서 시켰다. 음료에 있는 밀크폼도 달고 짠데, 브라운 치즈도 유청을 캐러멜라이징 한 것이라 달고 짬 - 즉 단짠이 극대화되었다. 그렇지만 음료의 기본이 되는 밀크티의 맛은 전혀 안 느껴진다. 그냥 목이 말라 벌컥벌컥 들이켰다고는 해도 어렴풋한 느낌조차 없다. 조화는 없다. 단짠이 목적이라면 유효한 선택이겠다.

    먹기/주전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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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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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뚜기 쉬림프&스테이크 피자 머스타드 소스를 기반으로 양파, 그린빈즈, 치즈, 새우, 고기 등이 있는 피자. 도우는 잘 반죽된 찐빵과 같다. 시커먼 물체는 스테이크로, 잘게 부스러진 고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씹는 맛은 제법 있다. 전체적으로 가격을 생각하면 괜찮은 수준이지만, 그래도 피자는 피자가게에서 먹는 게 낫더라.

  • 마루 초콜릿 빈투바에 한창 관심이 있던 때에 Tday 이벤트로 마루 초콜릿을 할인하여 저렴하게 구입했다. 미니 5종 선물세트는 퇴근하니 이미 다 팔리고 없었고, 아쉬운 대로 80g을 구입했다. 제품 설명을 보니 다들 개성적인 맛일 것 같아 거부감이 비교적 적을 것 같은 것을 골랐다. 패키지는 빳빳한 종이에 고유의 패턴이 들어갔다. 스티커를 떼면 바로 전면부가 나온다. 스티커에 있던 마크가 초콜릿에도 새겨져 있다. 두께는 일반 초콜릿의 2배 조금 더 되는데, 그 덕분에 아몬드와 땅콩의 중간 느낌으로 경쾌하게 씹혀 기분이 좋다. 사선으로 새겨진 초콜릿은 보기에는 좋았지만 조금씩 먹으려고 쪼갤 때는 불편하다. 제일 먼저 먹은 동나이(위)는 말로만 듣던 블룸 현상이 살짝 보이는데, 다행히도 벤쩨(아래)와 띠엔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