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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헛 2020.3. 온갖 종류의 치즈가 있을 것 같은 이름의 치즈 판타지 피자. 실상은 유청이 생긴 퍼석퍼석한 우유 맛의 리코타 치즈와 고르곤졸라 치즈, 크림치즈가 토핑으로, 파마산치즈와 까망베르 치즈는 소스로 들어간 허울만 좋은 피자다. 원래 피자헛에서 시키는 메뉴는 따로 있고, 이건 이름만 들어도 숨이 막히는 느끼함이 느껴졌지만, 이벤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주문하게 되었다. 막상 먹어보니 토마토와 기타 토핑 덕택에 생각만큼의 느끼함은 없었지만, 치즈가 중심이 되어 그런지 이상하게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는 놀라운 피자다. 거기다 치즈크러스트 엣지는 치즈가 도우에 붙어 휑하다. 엣지는 역시 리치골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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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알볼로 2020.2. 알볼로피자는 이름이 참 매력적이다. 꿈을 '피자', 어깨 '피자', 웃음꽃 '피자'라니. 그래봤자 한낱 피자일 뿐이지만 이름 만으도 왠지 기분이 좋다. 이번에 시킨 건 그중 베스트메뉴라는 꿈을피자인데, 4가지 토핑이 각각 4조각씩, 총 16조각이 있다. 다양한 토핑으로 골라 먹는 재미도 있을 뿐 아니라 조각이 작아 흘릴 일이 적어 좋다. 토핑은 사진을 기준으로 위에서부터 고구마와 파인애플, 바질페스토, 불고기, 크랜베리인데 바질-크랜베리-고기-고구마 순으로 맛있다. 바질페스토는 어디서든지 평균은 하였고, 크랜베리는 왠지 디저트에 어울릴 것만 같아 받기 전에 불안했는데 의외로 괜찮다. 한편 고구마는 무스 형태가 아니라 쉽게 텁텁해져 먹는 게 부담스러워 아쉽다. 양은 가격만큼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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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베이커리 2020.2.│지도 겹치는 동선이 없어 입맛만 다시고 있었던 모리베이커리가 코로나 19로 대구 전지역에 무료배달을 한다길래 냉큼 주문을 넣었다. 사진에 있는 허니 버터 토스트 외에도 생식빵을 더 시켰다. 식빵이면 식빵이지 뭔 또 생식빵이냐, 싶었더니 일본에서 온 단어인 듯하다. 굽지 않고(토스트) 먹어도 맛있는 빵이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식빵은 재료이기도 하지만 이미 그 자체로 완제품인데 왜 꼭 스쿱 쿠키처럼 다 되지 않은 상태 - 생지 - 를 연상시키는 생식빵이라는 단어를 붙이는지 모를 일이다. 어쨌든 간에 생식빵이라는 말의 의미를 이어받고자 이런 단어를 붙였다면, 그냥 먹어도 맛있는 빵일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의 생식빵은 속이 부드럽지만 맛이나 식감이 특징적이지는 않아 그 자체로만 먹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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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초당 순두부아이스크림 강릉에서 유명한 순두부 아이스크림이 제품화되었다. 원조와는 조금 다르겠지만 반가웠다. 그렇지만 대량생산의 혜택을 바로 받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집 근처 편의점에 물어봐도 사장의 시큰둥한 대답만 들어 포기할까 싶던 찰나에 산책하러 나간 편의점에서 기적처럼 아이스크림을 보게 되었다. 일반 아이스크림이 우유라면 강릉초당 순두부 아이스크림은 저지방 우유에 가깝다. 처음에는 뭔가 싶지만 두세 번 먹으니 구수한 맛이 느껴진다. 아이스크림 특유의 텁텁함이 덜한 대신 부드러움도 덜하다. 냉장고에 오래 있었는지 콘이 눅눅했다. 덩어리져서 씹히는 경향도 냉동고에 오래 있었던 탓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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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케이크 2020.2.│지도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에는 까다로운 모모케이크. 다가오는 봄의 기운을 느끼며 산책 겸 들렀다. 케이크가 다소 높다. 모카 시트에 캐러멜 생크림이 교대로 쌓이고, 맨 위에는 캐러멜 소스와 소금, 그리고 한때 유행했던 식용금박이 있다. 캐러멜 중 제일 진한 맨 위의 소스는 아쉬운 양이지만 그랬기에 질리지 않았고, 캐러멜 생크림은 맛이 강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가벼운데 모카 시트가 적당히 눌러준다. 소금은 적지만 포크를 부르는 마법의 단짠 주문을 외기에는 딱이다. 실패하지 않는 조합의 케이크. 겉이 마치 다쿠아즈 같아서 식감도 그것을 기대했지만 바삭하고 폭신하기보다는 말차딸기롤이란 이름처럼 빵에 가깝다. 시트에 말차가 있긴 하지만, 라즈베리 크림과 딸기의 상큼함에 눌려 씁쓸함을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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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톤 2020.2.│지도 음식은 주문을 받은 뒤 조리 - 고기 치는 것부터 한다 - 에 들어가는지라 시간이 걸린다. 점심인데도 사람이 많아 이미 3명이 대기하고 있었으며, 주문 후 음식을 받기까지 15분 정도 기다렸다. 한가함을 달래려 물을 따르니 녹차다. 반갑다. 튀김옷은 위의 희멀건 색이 실제랑 가깝다. 메뉴판을 보니 쿠로카츠(검은색 튀김)는 중저온 조리를 한다고 되어 있는데, 일반 돈가스에도 적용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도 아마 중저온 조리를 할 것 같다. 뭔가 우아한 이름의 샤토브리앙. 오징어 먹물을 사용한 검은색 튀김옷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기름을 덜 흡수해 담백하다고 하며 실제로도 다른 가게의 돈가스보다 덜 기름지다. 제주 흑돼지 안심 부위 중 가장 중앙 부위만을 손질해 부드러움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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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너실 2020.2.13.│지도 큰맘 먹고 간 거너실. 날을 잘못 골랐는지 교통연수원 쪽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나와서 나와 같은 음식점으로 향한다. 망했다 싶었는데 사람이 많은 것 치고는 생각보다 시끄럽지 않았고, 서비스도 사람이 몰려와 어수선했던 걸 빼면 음식도 빨리 나왔다. 흑태는 처음 먹어봤는데, 내가 먹은 부위가 물렁살처럼 흐물흐물한 데다 느끼해서 쉽게 질려버렸다. 흑태가 다 이런가 싶었는데 생선 살 같은 부분을 내가 못 먹은 것뿐이었다. 역시 뭐든 간에 경험이 있어야 한다. 찜은 대부분이 매워서 원래라면 더 일찍 수저를 놓았어야 했는데, 이건 양념이 맵지 않아 그나마 오래 먹은 편이다. 이 양념으로 찜닭을 했더라도 맛있었을 것 같다. 부재료인 감자는 하나하나가 큰 데다 또 덜 익었으며, 떡은 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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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도 2020.1.13.│지도 진하지만 생각만큼 달진 않았다. 아직 디저트가 다양하지 않았을 때 몽블랑을, 그것도 플레이팅으로 파는 곳이 크레도였다. (이외에도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밀푀유, 에끌레어, 크림브륄레 등을 팔았던 선구적인 곳이었다. ) 그때는 큐포스위트라는 상호로 존재하고 있었는데, 지금만큼 자금이 충분하지 않아 입맛만 다셨었다. 그래서 몽블랑을 보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냅다 시켰다. 인스타그램에서 잠시 보였던 크렘 데 앙쥬도 궁금했는데 아쉽게도 이땐 없었다. 마냥 밤으로만 이루어진 줄 알았던 몽블랑은 제누와즈, 크런치가 있는 헤이즐넛 크림, 밤, 밤 크림을 품은 뒤 농도가 더욱 진한 밤 크림으로 몸을 두른다. 정상에는 휘핑크림과 졸인 밤으로 장식한다. 주위에는 헤이즐넛 시럽이 지나가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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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로진 2020.1.13.│지도 예약 없이 급히 식사하려니 즐겨 찾던 곳에 발조차 들일 수 없던 게 최근이다. 이날은 평일이긴 했지만, 그때의 기억 때문에 혹시나 해 예약을 하고 갔다. 사장님께서는 여태까지 항상 사람들로 북적였던, 항상 앉고 싶었던 아늑한 자리로 안내해주신다. 메뉴판을 보는데 지난번에 먹은 바질페스토 파스타가 사라졌다. 아쉬워라. 기다림의 시간은 포근한 치아바타, 그리고 무화과 술로 만들어 알딸딸함이 남아있는 잼과 함께 한다. 비스트로진의 파스타는 항상 풍성해서 마음에 든다. 이 가격에 과분할 정도다. 이 메뉴도 딱새우 비스큐소스 파스타이지만 루꼴라가 먼저 보일 정도다. 그대로 가져가 루꼴라 피자에도 쓸 수 있을 양이다. 비스큐 소스는 자작하게 해서 링귀네에 오일을 붙이다시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