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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설명
  • 버건디 2021.2.│지도 맛이 나쁘진 않지만 특별하지도 않아 굳이 찾아갈 정도는 아니다. 탁자는 좁은 데다 낮아서 먹을 때는 허리를 굽혀야 하며, 옆 좌석과의 간격도 좁다. 가게도 좁아 다 합쳐 5팀 정도만 들어갈 수 있을 듯하다. 가게 중간에는 케이크와 구움과자를 진열해두었는데, 바로 정면에 문이 있어 먼지를 깨나 먹을 것 같단 생각을 한다. 아름답긴 하지만 아름다움이 카페의 전부는 아니다.

    먹기/주전부리

    버건디 NEW

    202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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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아나폴리 2021.2.│지도 장작이 벽을 가득 채웠다. 옷을 걸 수도 있게 되어있지만, 자리와 멀어 굳이 가진 않았다. 가게 앞에는 요리에 쓰일 허브가 화분에서 쑥쑥 자라고 있었다. 무얼 시킬까 싶어 메뉴를 보니 종류가 많은 데다 영어도 많아 고르는 데 애를 먹었다. 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가 통으로 나오는 카프레제 샐러드라니. 받아들고 당황했다. 토마토는 냉장된 걸 갓 내왔는지 시원하다. 바질은 페스토의 형태로 들어갔으며 원형을 보존한 채소의 자리는 루꼴라가 차지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는 게 요리라지만 토마토와 모차렐라, 바질이 들어갔다 해서 이걸 카프레제의 분류에 넣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행스러운 건 토마토든 치즈든 부드러워 칼로 쉽게 잘린다는 점이다. 토마토는 삶은 뒤 껍질을 벗겨 그..

  • 노브랜드 버거 2021.2.│지도 노브랜드 버거 오리지널(2900원)은 빵, 고기, 양상추, 토마토의 단순한 구성이지만 고기에 제법 불향이 나 먹을 만하다. 그렇지만 문제점은 맛이 아니라 계산구조에 있다. 직원이 직접 계산해주는 경우는 현금결제뿐이고, 카드 결제는 키오스크에 일임해버린다. 당연히 연령별로 접근성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누구나 햄버거를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이때, 결제는 카드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기껏 매장에 와서 키오스크로 주문할 줄 몰라 햄버거를 못 먹는다고 하면, 너무 슬플 거다. 당장 이날도 주문을 못 해서 청년의 도움을 받는 노인을 보았다. 가게엔 직원이 세 명 정도 있었지만 모두 음식 준비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모두가 먹고 싶은 음식을, 장벽 없이 마음껏 먹..

  • 뮤게 2021.2.│지도 방문한 건 오후 느지막이였다. 영업은 12시부터인데도 조명이 채 들어와 있지 않았다. 건물의 문제인지 습기 찬 곰팡이 냄새가 나는 것도 아쉽다. 그래도 초콜릿은, 특히 나뭇잎 모양의 초콜렛은 아름답다. 초콜릿은 모양마다 내용물이 다르다. 나뭇잎 모양은 아몬드 프랄린, 꽃은 로즈리치, 사각형은 박하, 원은 커피 맛이다. 겉은 살짝 깨물면 부서지는 정도의 단단함에, 속은 부드러운 가나슈라 상반된 질감을 맛볼 수 있다. 커피는 다른 초콜릿에 비해서는 향이 약하다. 오늘의 목표, 무스카딘. 슈가파우더를 입힌 초콜릿이다. 나무를 형상화했다는 것에서 부슈 드 노엘도 떠오른다. 식감은 위의 초콜릿과 마찬가지로 상반된 성질이 공존하는데 술(꼬냑)이 들어가 아찔함이 순간 스쳐 지나간다는 게 다르..

  • 우리 거서 보까 2021.2.│지도 범어동에 가면서 종종 본 경양식 카페. 상호가 구수한 사투리로 되어 있어 괜히 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가게가 지하에 있는 탓에 안이 어떤지 볼 수가 없어 가기까지는 꽤 용기가 필요했다. 내부는 식사를 위한 공간과 카페를 위한 공간이 직선으로 연결되어 있고 두 개의 입구는 이들 중 어디를 먼저 가는지의 차이만 있다. 하지만 방문했을 때는 직원이 식사를 위한 공간 쪽에만 계셔서 가게가 닫은 줄로만 알았다. 안쪽에는 영업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라고 적혀있었다. 잘못하면 허탕 칠 뻔했는데 참 다행이다. 가게의 가장 큰 특징은 수익금이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에 쓰인다는 거다. 이 가게 또한 일하시는 분들이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었다. 그러나 나이가 있으시..

  • 미미고 찹쌀꽈배기 2021.2.│지도 튀긴 음식, 특히 기름 냄새가 지독하게 나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굳이 글을 쓴 이유는 꽈배기답지 않은 꽈배기라서다. 처음 꽈배기를 산 건 단지 가게가 깔끔했기 때문이고, 무심하게 옆을 보는 꽈배기 캐릭터가 귀여워서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봉투에 기름이 배어 나오질 않는다. 그렇다고 봉투가 유산지인 것도 아니다. 먹어보니 당연하게도 기름 맛은 덜하고 게다가 쫄깃하기까지 하다.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을까. 이후에도 한 번 더 가 보았는데 여전한 맛이었다.

  • 오스테리아 준 키친 2021.2.│지도 작은 가게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식기와 컵, 손 소독제, 피클이 있는 작은 탁자와 4인용 탁자 2개, 그 뒤로는 열린 주방과 거기에 딸린 좌석 몇 개가 있다. 가게가 작은 건 상관없지만 문 쪽에 컵과 접시가 있는 건 돌이켜보니 조금 찜찜하다. 부족하면 더 가져와도 되는 피클. 어디서 많이 본 빵. 크림소스 파스타 위에 바질페스토가 얹혀 있는 파스타. 즉 섞어 먹어야 하는 파스타인데 크림이 뻑뻑해서 쉽게 섞이진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에 맛은 진하며, 매콤함이 가미되어 있어 금방 질리지도 않는다. 마늘, 버섯, 새우, 베이컨도 있어 식사는 심심하지 않다. 모차렐라 치즈와 토마토소스를 얇은 가지로 둘둘 만 요리다. 금방 나와 음식이 뜨거울 걸 아는데도 포크를 들이대 바..

  • 카밀로라자네리아 2021.2.│지도 물건을 살 때 제대로 된 웹사이트가 아니라 설문조사 사이트 또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이용하는 게 싫다. 카드 결제도 안 될뿐더러 많은 곳에서 현금영수증을 기본으로 발급해준다는 말도 없어 굳이 말을 꺼내야 하는 수고로움이 들기 때문이다. 역시나 여기도 굳이 그런 수고로움을 들여야 했다. 닭고기, 돼지고기, 칠면조, 토끼고기가 들어간 라구 소스. 고기에 지방이 적어 담백하고 고소하다더니 그 말대로 자극적이지 않아 좋다. 다른 곳에서 생면 파스타를 구매했을 때는 조리 시간보다 면을 더 삶아도 서로 엉겨 붙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다행히도 이 면은 잘 풀어진다. 면에는 미리 간이 되어 있어 삶을 때 소금을 넣을 필요도 없다. 라구 파스타와 같은 시금치 면. 페타 치즈..

  • 데지데 2021.2.│지도 교통환경이 좋지 못하지만, 작품처럼 정성스레 쌓아 올린 케이크를 보면 역시나 한 번쯤은 가고 싶어지게 된다. 다른 제과점에서는 흔히 몽블랑이라고 이름 붙여 파는 빵이다. 안은 퍼석퍼석할 거라는 상상과 달리 촉촉하고 살짝 달콤하니 좋다. 무엇보다 좋은 건 팔공산이라는 친숙한 이름을 달고 있다는 점이다. 상큼한 카시스(블랙커런트). 꼬끄가 부드럽고 촉촉하다. 파이지가 부드럽다. 모모케이크의 에그타르트는 버터 향이 부담스러울 정도였는데 덜해서 좋다. 커스터드 크림도 마찬가지. 크림치즈가 있지만, 뻑뻑한 질감과 신맛이 그리 두드러지지 않아 다행이다. 불규칙하게 조각난 뒤 꽂힌 초콜릿에 든 빗살 같은 햇볕은, 타르트라는 작품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척 봐도 단단한 파이지(파트 슈크레..

    먹기/주전부리

    데지데 NEW

    202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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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틱오븐 2021.2.│지도 슈톨렌 이후로 마음이 상해서 쳐다보지도 않다가 오랜만에 간 미스틱오븐. 그사이에 가게는 중심구에서 범어동으로 이전했는데 여전히 가게는 잘 되는 듯하다. 처음엔 간판도 없어 단순히 잘 되는 카페가 있구나 싶어 지나칠 뻔했다. 미스틱오븐의 장점은 다른 곳에서는 찾기 어려운 미니 사이즈의 케이크지만 오늘은 다른 것만 샀다. 추운 계절이 되면 슬그머니 나오는 케이크, 몽블랑. 크레도에서도 먹어보긴 했지만, 비교 검증을 위해 한 번 더 샀다. 속이 생크림이라는 차이는 있었지만, 밤이 주가 된다는 점은 같다. 밤 맛은 잔잔하지만 큰 인상은 없다. 지난번 모모케이크에서도 비슷한 말을 쓴 걸 보면 맛이 없는 게 아니라 단지 이 재료와 맞지 않는가 보다. 오랜만에 산 스콘. 촉촉하게 포슬포..

  • 기리 2021.2.│지도 오랜만에 간 기리는 방송을 타서 그런지 여전히 성황중이었다. 영업을 개시한 지 얼마 안 되어 갔음에도 이미 사람이 몇 있었다. 제일 유명한 음식이라면 아무래도 안심 카츠 정식이겠지만, 이날은 다른 걸 먹었다. 우선 시킨 건 크림고로케. 식탁에 오기 전부터 잘려져 있어 좋다 싶어 입에 넣었는데 안에 든 크림이 엄청나게 뜨거워 혀를 데었다. 아무래도 튀긴 뒤 바로 잘라서 가져온 듯하다. 먹기 좋을 정도로 식힌 뒤 내어주거나, 아니면 바로 내어주되 식은 뒤 먹으라는 한 마디가 있었으면 싶다. 바삭한 껍질 안에 든, 흡사 크림 수프 같은 버섯 야채 크림은 진하면서도 느끼하진 않아 크림을 응용한 메뉴가 더 있어도 좋을 것 같다. 그렇지만 처음에 혀가 데니 전체적 인상이 썩 좋진 않다. (..

  • 모모케이크 2021.1.│지도 촉촉하고 버터 향이 많이 나 기름졌던 에그타르트. 시트는 밀도 높은 카스테라에, 크림은 우유 맛이 옅게 나는 밤 맛의 케이크. 그날 산 건 그날 먹어야 제일 맛있기 때문에 배가 불러도 의무감으로 조금 먹었는데, 한 줄 적은 그 이상의 감흥은 오지 않았다. 배불러도 맛있으면 술술 들어가는 게 후식 아니던가. 이날 산 건 다 나와는 맞지 않았다.